3.15의거 기념시비     피빛 장미꽃 위에 나부끼는 것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피빛 장미꽃 위에 나부끼는 것 
         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조 정 남

「데모」도 끝났다.
등교한 날 아침 동무들은 풀이 죽어 있었다.
상학종이 울려도 동무들은 반나마 오지 않았다.
어떤 동무는 자기는 그날 배를 앓아 누웠었노라 했다.
또 다른 아이는 시골에 있었다고 변명한다.
선생님은 흑판에 글만 쓰시는데,
군데군데 비인 책상과 걸상
딴 동무들은 머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.
창에 붙어 앉은 나는
정원의 이파리와 그 이파리 위에 춤추는 바람을 보며
생각했다.
내 바로 옆자리의 눈이 큰 누이를 가졌던 동무를.
그리고
저 피빛 장미꽃 위에 나부끼는 건 필시
「자유」일거라고.



(학생혁명시집 1960.7.10)